엘리베이터 안에서 어린 남자아이가 나를 보더니,

부처님이야

스님이에요..

머쓱한 듯 아이 엄마가 아이에게 알려준다.

아이는 어디서 부처님이라는 단어나 이미지를 알게 되었을까.

우리같은 모습을 한 사람을 아이는 분명 어디선가 들었을 게다.

아이는 엄마가 스님이라고 했음에도 어디로 숨지 않고,

좁은 엘리베이터, 사람들 속에서 나를 올려다보며 응시한다.

무언가 할 말이 있는 모양이다.

대개의 아이들 반응을 알기에 그저 웃으며 바라보는데,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어이쿠, 그래 고맙다. 너도 새해 복많이 받아. 서점에 온거 보니

책보러 왔구나. 공부 열심히 하렴“

아이는 내가 스님이든 부처님이든 상관없다는 듯, 인사를 해주었다.

엄마가 스님이라고 일러줘도,

부처님으로 알고 인사하고, 대화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마치 산타클로스를 만난 아이처럼 말이다.

그런데, 인사받고, 내가 화답하는 순간, 왠지 모르게 정말 행복해졌다.

복이 뭔지도 모를 나이의 아이가 어른들이 새해 인사법으로 알려줬겠지만, 그 인사를 시키지도 않았는데,

나에게 그렇게 말해주니 여간 놀라운게 아니었다.

사찰도 아니고, 인사를 받는 자리도 아닌 곳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아이의 새해 인사법에 그만, 행복해져 버렸다.

아이의 순수함, 따뜻한 시선이

그 흔한 인사말이, 진실한 축원이 된 것이었다.

이게 진짜 축원이 아닐까...

나의 기도와 축원이, 수행의 회향이

진정으로 이런 행복을 줄 수 있는가.

아이의 축원으로 온전히 행복감에 젖어 걷다 보니,

행복 속에서만이 행복을 알 수 있는 법이었다.

나의 행복이 아니라 행복 자체를 말이다.

어머님이 누구니! 도대체 어떻게 너를 이렇게 키우셨니!

쉣뎃 뿌리댓 부리부리~ 쉣뎃 뿌리댓 부리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