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장애인 포교를 위한 불교계 방송의 역할을 기대한다.

부처님의 제자였던 주리반득(출라판타카)은 지적장애인이었다. 하지만 부처님은 제자로 받아드렸고, 그의 능력에 맞는 수행 방법을 일러주었다. 그 결과 주리반득은 큰 깨달음을 얻었다.

2600여년이 흐른 현재, 우리 주변에 주리반득과 같은 장애인이 많지만 부처님이 보여주었던 자비는 보기 힘들다. 장애인들이 전문적으로 불교를 공부할 수 있도록 인도하는 이들이 드물다. 장애인 각각의 수준에 맞는 수행방법이나 지원도 많지 않다.

이러다보니 신앙을 가진 장애인 가운데 불자는 7.2%에 불과하다. 개신교 61.5%, 천주교 12.6%(통계청, 2005)에 비하여 적다. 이는 일반 불자 인구 15.5%%(통계청, 2015)에 절반도 안 되는 수치이다. 더 나아가 장애인들이 종교를 갖는 것은 진리 추구만이 아니라 소속감이나 심리적 안정을 위해 필요하다는 것을 볼 때 불교계의 자성이 필요하다.

장애인에 대한 포교의 문제는 여러 영역에서 개선되어야 한다. 그 가운데 하나가 불교계 방송인데 현실은 밝지가 않다. 다른 종교채널들이 수어통역 등 장애인접근 서비스를 늘리고 있다. 장애인 인식개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해외 장애인선교를 위한 투자를 하고 있다. 하지만 불교계 방송에서 수어통역은 소수에 불과하며 불자들을 대상으로 한 인식개선은 손도 못 대고 있다.

미디어의 장벽이 허물어지면서 우리 삶에서 미디어의 비중이 높아졌다. 코로나19 이후 온라인을 통한 신행활동도 대중화되고 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이 불교계 방송들이 장애인을 고려하지 않는 모습이라면 소수의 장애인 불자들도 불교에서 멀어질 수 있다. 타 종교의 장애인 신자는 늘어 가는데 장애인 불자는 명맥유지도 어려워질 수 있다.

이러한 입장에서 어느 때보다 불교계 방송의 역할이 절실히 필요하다. 부처님 당시에는 명상을 통한 수행만이 아니라 문답법이니 설법을 통하여 깨우침을 얻은 이들이 많았다. 다시 말해 장애인들은 신체적 제약으로 사찰에 가거나 절을 하는 등 전통적 방식의 수행을 따라 하기 어렵다. 듣거나 보는데도 어려움이 있다. 이들에게 이들에 맞는 방식으로 법문을 들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즉, 불교계 방송은 수어통역 등을 통하여 장애인의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일반 불자들이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개선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만들어야 한다. 장애인들도 장벽 없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수행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통하여 부처님의 말씀이 장애 대중에게 전파되고 장애인의 ‘장애’를 슬기롭게 받아드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 더 나아가 주리반득과 같이 깨달음을 얻은 장애인들이 한국에서도 나오길 기대한다. 그러한 환경을 만드는데 불교계 방송의 역할을 절실히 기대한다.

불기2565년(2021년) 3월 1일
대한불교조계종 조계사 장애인전법팀 원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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